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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을 좋아하는 산돼지의 인터넷 우리.

 소통이라는 것은, 단순히 일방적으로 사실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전달 과정이다. 당연히 소통의 주체인 쌍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기본적인 개념정립의 수준이나 범위가 다를때는 말하는 자가 말하는 의미와 듣는자가 듣는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소통의 실패, 즉, 화자와 청자가 이해하는 것, 의도하는 것이 달라지는 경우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가치중립적인 개념에 가치를 불어넣는 것도 소통을 힘들게 하는 한 요소다. 사실상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단어들은 가치중립적이다. 사악하다, 선하다, 맛있다, 맛없다, 같은 개념들은 분명히 가치를 내포하고 있지만, 크다, 작다, 춥다, 덥다 등은 가치중립적인 개념들이다. 다만, 사람들이 그 개념에 '자신들만의' 가치를 넣어 사용하는 것이다.

 얼마전, 누군가가 공부를 하는 것을 보면서, '미시적'인 공부를 한다고 말한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미시적'인 공부를 한다는 말에 무척이나 불쾌해했고, 처음엔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해 당황한 적이 있었다.

 사실상 미시적, 거시적, 이라는 개념들도 작다, 크다, 와 마찬가지로 명백히 가치중립적인 개념이다. 어떤게 열등하고 어떤게 우월하다는 의미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 상대적으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에 불과한 것인데, 그 친구는 미시적이라는 표현보다 거시적이라는 표현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당연히 서로의 의도가 어긋나버렸고, 소통은 실패해버렸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에는 당연히 '객관적인' 입과, 귀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 이상 그것은 불가능 한 것이고, 그렇기에 소통이라는 것은 참 힘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명백하게 '객관적'일 수가 없다면,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용'이다. 독단적인 태도를 버리고,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고, 배려한다는 것은 소통을 좀 더 유연하게 바꿔 줄 수 있다. 물론, 명백하게 개념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다면 그것은 사려깊게 지적해줘야 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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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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