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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을 좋아하는 산돼지의 인터넷 우리.

 러시아와 그루지아의 전쟁이 어느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든 듯 하다. 현재는 전쟁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그리고 전쟁의 본질적인 원인이 무엇인가의 문제보다, 러시아와 미국간의 국제정치적인 미묘한 흐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냉전의 전조'라는 말이 아무런 어색함 없이 나올정도로 서로 노려보고 있는 형국이다.

 현실주의적 관점으로 볼때 러시아가 여러모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의 이라크전에서의 선례 - 후세인을 국제재판 없이 사형시킨 것을 포함해서 - 가 여러모로 미국에게 부담을 주고 있을 뿐더러, 전체적으로 성숙된 반전주의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시민들의 충돌 회피적인 성향이 미국 및 나토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막고 있다. 그에 비해, 러시아는 메드데베프-푸틴 정권의 독재적인 성격에 힘입어 공격적인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꼭 현실주의적 관점으로 보지 않더라도, 문제의 소지가 정치적인 면 뿐만 아니라, 가스 및 석유 파이프라인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양 진영의 화합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NATO의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나 러시아같은 자원 부국에 비해, 석유 및 가스같은 핵심적인 에너지에 대한 민감성과 취약성이 크다. 미국 또한 그루지아의 친미정권의 집권에 힘입어, 중앙아시아의 자원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왔고, 잠재적인 경쟁국인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견제 역할을 충실히 해 왔는데, 그것이 이번 전쟁으로 타격을 입었다. 즉, 그루지아에 대해 유럽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사활적 이익이 걸려있고, 미국은 군사적, 정치적 안보 및, 에너지 컨트롤에 대한 이익이 걸려있어 더이상 물러서기 힘든 입장인 것이다.

 러시아는 러시아 나름대로 그루지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 그리고 북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의 국가적인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 미국의 적극적인 중앙아시아 진출과, 폴란드의 나토 진영의 가입 - 폴란드는 얼마전에 MD협정에도 서명했다. -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진영 이탈에 대한 불안감이 러시아로 하여금 공격적인 정책을 하도록 이끌었다. 경제적인 문제도 문제지만, 동맹정책에 대한 딜레마, - '연루'와 '방기'에 대한 두려움이 나토와 러시아를 벼랑 끝으로 밀고 나가고 있는 것이다.

 큰 변수인 중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상황은 치킨런 게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어느 한쪽이 회피할때까지 서로 돌진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적대적으로 생각하고, 위협을 느끼고 있다. 세력전이론적인 관점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러시아는 러시아 나름대로 미국이 도전자로 다시 부상하고 있는 러시아를 압박하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동상이몽. 서로가 각자의 침대에서 서로 다른 악몽을 꾸고 있다. 과연 앞으로 다시한번 '왈츠의 신현실주의적인 세계'가 펼쳐질지 주목할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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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DDA가 파국으로 치달은 이후, 미국은 몇몇 민감한 쟁점사항 때문에 다른 합의사항까지 묻혀버리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전세계적인 불황기에 다자협상의 맥을 이어갈 새로운 돌파구로 쟁점사항별 분할협상을 제의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이미 잠정합의에 이른 농산물 분야 같은 이익이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좋은 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Lamy: “No one is throwing in the towel”

Director-General Pascal Lamy reported to the General Council on 31 July 2008 that the Trade Negotiations Committee heard the day before “multiple strong calls for preserving the package that had been so painfully negotiated in order to conclude this Round successfully”. He said there is no doubt that “looking at what is on the table now, members believe that the Doha Round is still worth fighting for”.

 또한,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DDA 협상은 계속될 가치가 있다며 다자협상의 지속에 대해 언급했고, 암울했던 WTO 및, 다자협상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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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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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대로 DDA가 결렬되었다. 중간에 농업부분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이 보였지만, 역시 세계적인 불황기에 국가들이 무역에 대한 사소한 이익조차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이런 세계 경제의 침체기에 큰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개도국들은 자신들의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큰 개도국 특혜를 요구했고, 선진국들은 개도국들에게 이런 때인만큼 폭넓은 개방 의무를 지라고 요구, 서로간의 입장차이는 이전의 협의보다 더 커졌다고 볼 수 도 있겠다.

 이번 협상은, 기존의 라운드에서 타결을 하고 남은 쟁점사항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각국의 큰 충돌이 예상되었고, 그들의 주장은 기존 라운드에서 벌어졌던 논쟁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제네바 협상에서 남은 DDA 협상 의제의 컨센서스를 강력하게 추진했던 파스칼 라미 사무총장이 내년에 퇴임함에 따라서 현재 DDA는 운명의 갈림길에 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모든 당사국들이 현재 세계경제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농업부분에서의 잠정합의도 그런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 처럼, 각국이 다시 쟁점사항에 대해 다자협상을 추진할 분위기도 보인다. 이제부터 지켜봐야 할 점은, 과연 각국이 쟁점사항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양자협상-FTA나 지역블록경제의 구성에 더 힘을 쏟을지의 여부다. 현재까지 각국의 공정무역을 확대해왔던 WTO의 기구적, 법률적, 제도적 힘과, 현재 총체적인 난국을 맞은 DDA가, 새로 대두하고 있는 보호무역풍조와 양자협상에 맞서 다자체제를 지켜낼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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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파스칼 라미 WTO총장도 두손 두발 다 든 DDA의 추가협상 - The July 2008 Package가 현재 제네바에서 진행중이다. 현지시간으로 지금이 협상 2일째. 개도국들과 EU, 유럽 및 선진국들간의 싸움은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진 합의 실패로 나아갈 분위기가 크다. 협상 문제를 넘어서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발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

유럽

Peter Mandelson, EC Commissioner for Trade.

미국

Ambassador Susan Schwab,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인도

Gopal Pillai, India’s Secretary of Commerce.


 현재 개도국을 대표하는 인도와, 미국, 그리고 유럽의 3파전이 진행되고 있다. 눈여겨 보고 있는 분야는 농산물 시장 접근과 관세, 보조금에 관련된 협상과, 서비스 및 지적재산권에 관련된 협상들이다. 남은 협상 의제들이 각국간의 이해가 많이 걸려있는 것들인데다가, 개도국과 선진국의 손익이 엇갈리는 주제들이여서 현재 DDA 자체가 개도국 대 선진국의 싸움의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지만, DDA를 더 이상 다음 회의로 떠넘길 수는 없기 때문에 현재까진 타결이 불투명하다. 그래도 막바지의 극적인 양보와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고, 무역에 대한 국제규범의 정립의 일보 전진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상은 충분히 관찰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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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World Trade Report 2008

2008/07/16 18:12

World Trade Report 2008
WTO: 2008 PRESS RELEASES

Press/534
15 July 2008

WORLD TRADE REPORT

The WTO launches World Trade Report 2008: Trade in a Globalizing World 

 WTO가 7월 15일 올해의 World Trade Report를 발간했다. 올해의 표제는 "Trade in a Globalizing World." 세계화와 무역이 수많은 사람들과 국가들에게 번영과 안정을 가져다준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WTO/GATT의 60년간의 무역 다자주의(multilateralism)에 대해 보고한 작년 리포트에 이은 '연작'과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작년의 리포트가 '과거에서 현재까지'를 주목했다면, 올해의 리포트는 '현재와, 그리고 미래'를 주목하고 있다. 제작년까지의 리포트들이 미시적인 쟁점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에 비교한다면, 작년과 올해는 WTO의 전체적인 자유무역에 대한 기조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내용이다. 확산되는 지역주의와 블록경제화, 그리고 DDA의 실패와 같은 각국간의 합의 실패에 대해, WTO는 전지구적인 자유무역이 인류와 사회의 번영에 이바지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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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사회주의

2008/06/19 11:25
 많은 사람들이 사회주의를 민주주의의 반대편에 놓고, 공산주의를 자본주의의 반대편에 놓는 실수를 범한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사회주의는 개인주의의 반대쪽 극단이고, 광의의 사회주의는 공산주의를 포함하는 커다란 의미 범주를 가진다.

 본래 사회주의는 개인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탄생했다. 사회주의는 야경국가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사회와 정부에 의한 관리체제로의 변화를 포함한, 정치적이고 사회적이며 경제적인 넓은 패러다임이었다. 즉, 원칙적인 사회주의의 의미는 파시즘이나 나치즘과 같은 극우 패러다임 또한 포함하는 것이었다.

 그 후에 제국주의에 대한 논의와 시장실패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면서, 사회주의는 개인을 주체로 한 시장경제에서 사회를 주체로 한 계획경제로의 변화 운동으로 이해되게 된다. 즉,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개인주의를, 집단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로 대체하려는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는 사인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전체의 후생이 증가한다는 공리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사인의 이익 추구가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것으로서, 당연히 개인주의적인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가 논의의 최전선으로 떠오르면서, 사회주의도 이런 조류에 더불어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의미는 퇴색되고, 경제적인 의미로서 시장자본주의의 대척점에 서게 된다. (이후 소비에트 탄생부터 냉전시기까지 정치 패러다임으로 사회주의는 다시 부활한다.)

 실제로 앞서 말했던 것처럼, 사회주의는 파시즘이나 나치즘같은 국가계획적인 패러다임도 포함한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공산주의 이론을 제창한 이후로, 사회주의는 공산주의와 같은 좌파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공산주의 이론은 인간의 경제적 사회관계를 중심으로, 생산의 공용화, 자본 계급의 타파, 경제적인 평등을 주장했고, 이런 이상주의적인 마르크스-엥겔스 공산이론은 소비에트가 창설된 이후로 레닌주의, 트로츠키주의, 스탈린주의 등의 볼셰비키 사회주의의 토대가 된다.

 이 시기에 많은 공산 국가들이 사회주의 공화국을 표방하면서 사회주의는 공산주의와 거의 같은 의미범주로 받아들여졌고, '사회주의 =  계획경제, 국가에 의한 통제'라는 등식이 생겨났다. (실제로는 공산주의자들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엄밀하게 구분해 사회주의를 공산주의의 하위 단계로 파악했다.) 한편, 시장자본주의 국가들은 나치의 국가사회주의와 소비에트식의 사회공산주의를 한데 묶어 '반민주적인 사회주의'라고 비난했고, 이는 결국 사람들이 사회주의를 민주주의의 반대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게 만들었다.

 '반민주적인 사회주의'라는 말은 정치패러다임으로의 사회주의를 새로 구성했고, 본래 사회주의의 정치적 의미가 완전히 왜곡되고 말았다. 즉, 정치적인 의미에서도 사회주의가 공산주의와 항상 붙어다니는 개념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소련 붕괴 이후에 많은 사회공산주의 국가들 또한 붕괴했고, 사회주의에 대한 논의는 공산주의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현재 사회주의라는 개념은 다의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넓은 의미의 전통적인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개념으로의 사회주의, 정치적인 의미로 민주적인 평등을 주창하는 사회주의의 개념들을 포함한다.

 주로 현재의 사회주의는 국가에 의한 사회관리를 의미하게 되었다. 북유럽국가들은 강력한 복지정책을 실시하면서 사회자본주의를 탄생시켰고, 다른 자본주의 국가들도 시장에 개입해 부의 재분배와 복지 등의 사회주의적인 정책을 실시하게 되었다.

 민주사회주의, 사회자본주의와 같은 패러다임이 논의되기 시작한 이후로, 사회주의는 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이상주의적인 평등사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현재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명백하게 다른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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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를 살린다.'라는 구호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놈의 '경제를 살린다'라는 말은 전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고 그들은 주장하)지만, '경제를 살린다'라는 말처럼 애매모호한 구호도 없어서 전 국민들은 동상이몽에 빠져들었던 것에 불과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정부가 규제와 장벽 제거를 통해 '친재벌적인 경제 살리기'를 꿈꿨고, 중소기업들이나 서민들은 '서민을 위한 경제 살리기'를 꿈꿨다. 이런 동상이몽은 그야말로 양립할 수 없는 딜레마, 즉, '두개의 꿈'이었다.

 대기업을 위한 정책과 서민을 위한 정책은 (특히 우리나라에선) 대체로 양립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은 그다지 큰 편이 아니다. 덕분에 기업들은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실제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의 대부분은 수출에 기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을 위한 정책'을 위해선 수출을 진작시켜야 하고, 수출에 경쟁력을 실어주기 위한 간단한 방법은 환율을 올리는 것이다. 환율이 오르면 국산품의 수출 가격은 하락하고, 수입품의 수입 가격은 상승한다. 한마디로 더 수출하고 덜 수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점이 첫번째로 서민에게 악재가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환율상승을 계속해서 유도해왔다. 덕분에 수입물품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악화된 국제경제상황에 덤을 더 얹어 서민들에게 짐을 지우게 된 것이다. 실제로 밀가루를 포함한 급격한 가격 상승이나, 유가 상승에는 정부의 고환율 정책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두번째로는 기업을 위해 규제를 폐지한다고 하면서 고용안정이나, 기타 고용 및 저소득층의 생계 안전장치까지 제거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선 고용을 유연하게, 즉, 정규직을 쓰는 것보다 비정규직을 쓰고, 임금을 낮추고, 일을 더 시키는 편이 이익이 남는다. 이는 기업의 성장엔 분명 기여를 하지만, 부의 양극화 현상을 더 심화시키고, 서민들을 더 고통으로 내몰게 된다.

 그 외에도 공기업 민영화라던가, 60, 70, 80년대식의 개발을 통한 경기 부양등을 정부는 생각하고 있다. 이는 확실히 '경제 살리기'라는 목적에 부합한다. 그 목적이 이루어질런지 물거품이 될런지는 논외로 치고서라도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민을 위한 경제 살리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서민을 벼랑 끝으로 몰아 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겠다.

 이 이중적인 '경제 살리기' 구호에 서민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 재벌들과 속칭 대한민국 1퍼센트라는 부유층들은 아직도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핑크빛 '재벌을 위한 경제살리기'의 꿈을 꾸고 있다. 그렇다면 산산조각나버린 서민들의 꿈은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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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내가 상수도 민영화를 우려하는 이유는 참으로 간단하다. 기초적인 경제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상수도산업은 자연독점적인 산업이다. 즉, '자유'와 '경쟁'이라는 시장경제의 효율성의 논리가 배제되는 곳이다. 자연독점적인 산업은 최고의 규모의 경제를 가지고 있어서, 사업의 규모가 커져도 비용이 감소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경쟁이라는 것이 생길 수가 없다. 후발주자가 진입할 하등의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상태로 민영화를 한다면 결국 '규제를 받는 독점시장'에서 '규제가 없는 독점시장'으로 변하는 것 밖에 바뀌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섣불리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정확한 정부의 시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충분한 고려나 분할사업방식으로 경쟁체제를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수도 산업에서는 수원(水原)확보와, 그 공급 또한 큰 비용이 들어가지만, 상수도관의 확보가 큰 관건이다. 물을 퍼 올렸으면, 그것을 가정이나 기타 시설로 공급할 수단인 수도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즉, 정부가 상수도산업을 분할해, 상수도관은 공용시설이나 기타 규제로 묶어두고, 수원확보와 물공급에 관련된 산업만 민영화 시킬 경우엔 충분히 경쟁체제가 성립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foog.com' 의 '수돗물 민영화에 대한 오해 몇 가지 (?)'라는 포스트를 보고 난 후 다시 우려가 생겼다. 이건 어떤 방향으로 가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foog님은 정부가 수자원공사를 거대기업으로 성장시킨 후 다국적 수자원기업들과 경쟁시킨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만약 정부가 수자원공사에게 상수도관의 관할권을 같이 묶어준다면, 그리고 이 로드맵이 사실이라면 앞서 말했듯 시장은 '규제받는 독점'에서 '규제없는 독점'으로의 수평이동을 할 것이다.

 '규제받는 독점'에서 '규제없는 독점'으로의 이동의 의미는 '공익을 위한 독점'에서 '이익을 위한 독점'으로의 이동과 같다. 태생부터 공기업은 공공의 목적을 위하여 설립되는 기업이고, 민영화는 그것을 공익에서 이익으로 목적을 바꾸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연독점적인 산업에서 경쟁체제가 성립되지 않는 한에는 민영화를 통해 어느정도 효율성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시장경제에서 말하는 '최고의 효율'은 달성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다른 상황이라면 어떨까? 통신산업에서 통신망을 규제로 묶어놓아 자연독점적인 성격을 어느정도 제거했던 것 처럼, 상수도관을 규제로 묶어놓아 물공급산업에 경쟁체제를 성립시키는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문제는 외국의 다국적 상수도 기업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 하에서는 foog님의 포스트에서 말한 것 처럼 '정부가 특혜를 주어 수자원공사를 키운다'라는 것은 힘들게 될 것이다. 산업을 민영화 시키고 경쟁체제로 문을 열어놓고 난 후에는 제도나 보조금 등으로 보호장치를 마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세계의 수자원에 관련된 국제법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라도, WTO의 내국민대우규정이라던가, 서비스무역협정의 제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상수도시장에서 정부의 보호없이 외국의 거대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초기 다국적 기업들의 시장진입의 시점에선 기존의 수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측이 경쟁력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초기의 우위가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기존의 민영 상수도 사업에 실패한 남아공이나 기타 국가들도 초기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개입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그러한 국가들의 실패 사례에 또 하나의 사례를 추가하는 것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언급한 것은 딱 두가지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다양한 예측이 있을 수 있다. 어떻게 흘러갈지 확실하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미래가 밝은 것 또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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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어떤 학문이든, 현상을 일반화, 단순화 시켜서 분석을 편하게 만드는 '이론'이 있다. 모형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이론이란 개념은 굉장히 폭넓어서 현상을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현상을 예측하는 것, 정태적인 것, 동태적인 것, 그리고 분석수준에서의 세세한 차이까지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이론이라는 개념에서 핵심적인 점은, '단순화'이다. 현상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고정시키고, 중요한 요소들로만 변수를 구성해 현상을 설명하거나 예측한다. 얼마만큼 단순화 시킬 것인가는 이론마다 차이가 있지만, 요소들을 하나 둘씩 더 더하게 되면, 현상설명력은 더 늘겠지만, 이론의 경제성은 떨어지게 된다.

 이론이 가지는 가장 핵심적인 두가지 가치는, 이론의 경제성과 이론의 설명력이다. 풍부한 설명력을 가지고 있지만, 너무 복잡해서 이용하기 힘든 이론이나, 아주 단순하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있는 이론은 가치가 별로 없다. 단순하면서도 설명력이 강력한 이론이 가장 바람직하나, 대부분 이론들에게 있어서 설명력과 경제성은 부의 관계에 있다. 즉, 하나를 희생시켜야만 하나를 더 살리게 되는 그런 딜레마를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어떤 이론이든 사회에 기여하는 가치는 있다. 단순하고 경제적인 이론은 그 이론 나름대로, 복잡하고 풍부한 이론은 그 이론 나름대로 그 학문에 기여한다. 다양한 이론중에서, 물론 잘못된 이론도 있지만, 대부분은 관점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차이일 뿐, 각각의 이론들은 그 학문에 대해 적실성을 갖는다.

 하지만, 이론이 단순하고 경제적인 이론을 추구할수록, 현실설명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처럼, 이론이 포함하는 학문의 범위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이론 자체의 현실설명력 또한 떨어진다. 특히 모든 학문이 설명하는 현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사회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모든 이론은 그 복잡성을 포함하지 못하고 아주 미시적인 부분만 바라보게 된다.

 학문을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거시적인 이론도, 현실 사회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미시적인 부분이 될 수 밖에 없다. 거시경제학은 경제학의 입장에서만 거시적인 것이고, 신현실주의나 신자유주의 같은 이론들도, 국제사회나 국제정치의 분야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다. 즉, 1차대전 직후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현상에 대해서, 경제학자들은 통화량과 물가의 관계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다른 사람들은 바이마르 정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오해와 인플레이션 조세에 대한 의존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정치학자들이나 역사학자들은 승전국들의 무리한 배상금 요구와, 프랑스의 독일 주권의 간섭에 대한 저항으로 초인플레이션을 방관했다고 본다.

 사실 한가지 분야만 계속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른 학문들의 이론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겠지만, 현상을, 특히 역사적인 사실을 분석하거나, 사회를 설명하려는 일련의 사람들에겐 모든 이론들이 전부 적실성이 있다. 그 중 어떤 이론을 선택하느냐는 연구자의 선택이지만, 문제는 이런 이론들 사이에 충돌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설명력과 경제성중에 하나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이론처럼, 사회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도 이론이 포함할 수 없는 복잡성을 맞이하여 중요한 요소(이론)들 중 하나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바로 그것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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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취임 전부터 이런저런 잡음이 나오더니, 취임 직후에는 급기야 미국과 중국에서 강력하고도 부정적인 경제적 외부충격이 발생했다. 이런 점은 서민경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신 케인지안의 의견대로 단기적으로 시장청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필립스 곡선에 따라, 실업과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은 상충관계에 있다. 즉,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실업이 감소하고, 실업이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은 하락한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의 핵심적인 딜레마이다. 만약 정부가 개입해 총수요를 상승시킨다면, 실업률은 낮추겠지만, 물가상승폭은 더 커지게 된다. 반대로 수요를 낮춘다면, 물가상승은 잡겠지만, 실업률은 더 높아진다. 분명한 것은, 이 선택지들 둘 다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적의 방법은 아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두 항목 전부다 '서민경제'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이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은, 석유값이 내려간다거나 하는 등의 긍정적인 공급충격이 발생한다거나, 획기적인 기술발전, 그리고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해결책들 모두가 현재 이명박정부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다.

 여당의 지지율이 낮아지고, 공천에 관한 정치적인 혼선이 발생함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도 덩달아 낮아지고 있다. 분명 여기엔 이명박 대통령의 계속되는 실언과 실책, 그리고 여당의 정치적 잡음, 정책 제안에 대한 국민적 지지의 부재라는 이유가 있겠지만, 계속되는 경기 악화도 분명 핵심적인 원인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새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하든 힘든 선택이 될 것이다. 과연 그들이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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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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