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교토. 사방이 산으로 막혀있어 바람조차 잘 불지 않는 고도(古都). 스스로를 가둬버린듯, 교토에선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수많은 전설들과 역사가 아직도 여기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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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계밀착형이라고 해야 할지, 개, 고양이같은 속칭 '애완동물'류는 싫어하는 반면에, 소나 닭, 특히 돼지같은 '가축'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사실 그 외의 생물들, 특히 바다생물들은 아예 나의 관심 밖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갑각류는 예외로, 특히 게나 새우는 거의 닭에 버금갈만큼 좋아한다.
특히 '큰건 아름답다.'라는 일종의 미적인 신념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있어, 도톤보리에 있는 커다란 게 간판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게다가 다리까지 꾸물대며 움직인다!!) 여튼 첫대면(?)이라는 것이 중요한 듯, 이후 커다란 게 간판을 일본 여기저기에서 많이 만났지만, 여전히 뇌리속에 강하게 박혀있는 게는 도톤보리의 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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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이게 다 쇠고기 때문이다!!
발을 다쳐 절뚝거리면서 돌아다니다보니까 화창한 날씨가 거북해질 정도로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버리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그러고보니 어디론가 '여행'이라는 것을 가 본지 무려 두달이 넘었다. 예전같았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을, 지금은 답답해 하면서도 떠나는 것을 주저주저 하는 것을 보면 나도 점점 나이가 먹고 있나보다.
"설빔 신발을 신고 연신 골목으로 나가고 싶던 예의 그 역마벽(驛馬癖)이 짜릿하게 동하여 옵니다. 나더러 역마살이 들었다던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역마살은 떠돌이 광대넋이 들린 거라고도 하고 길신(道神)이 씌운 거라고도 하지만, 아직도 꿈을 버리지 않은 사람이 꿈 찾아나서는 방랑이란 풀이를 나는 좋아합니다. 하늘 높이 바람 찬 연을 띄워놓으면 얼레가 쉴 수 없는 법. 안거(安居)란 기실 꿈의 상실이기 쉬우며 도리어 방황의 인고 속에 상당한 분량의 꿈이 추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헤미아의 맑은 수정(水晶)'은 멀고 먼 유랑이 키워낸 열매라고 믿고 싶습니다."
- 신영복의 '옥창속의 역마'중에서.
중국 상하이의 예원, 일본 오사카의 오사카성, 교토의 금각사, 이들의 공통점을 말해보라면, 주저없이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꼭 한번 이상은 들르는 지역의 명소라는 답이 나올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을 말해보라면, 전란이나 사고로 소실되거나 심하게 훼손된 이후, 현대에 이르러 새로 복원된 것들이라는 것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그런 사실을 모른다. 아니,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오사카성이 콘크리트로 지어졌든 어쨌든, 그런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오사카성이 그곳에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를 두고 볼게 없는 나라라고 한다. 볼거리라는게 그저 크고 아름다워 하악하악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말에 동의하겠지만, 단순한 관광객의 입장에서 말한 볼거리들이라면 동의할 수 없다. 그런식으로 따지면, 우리나라만큼 볼거리가 없는게 일본이다. 일본의 박물관 유적들은 우리나라만큼, 혹은 우리나라보다 더 빈약하며, 자연관광지라고 해도 웅장하고 탁 트인 곳은 별로 없다, 대부분 우리나라만큼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곳이다. 하지만, 일본을 두고 볼거리가 없는 나라라고는 하지 않는다.
관광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건, 다른 곳과는 다른, 사람들의 신기함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재는 문화재적 가치와 별도로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크게 가지고 있다. 특히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는 문화재적 가치와 별도로, 건축년도나 보존상태로부터 굉장히 자유롭다. 물론,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관광객들이 전부 역사학도가 아닌 이상에야 관광지의 역사를 유심히 보지는 않는다. 간략한 유래나 역사 정도만 알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태반이다.
심하게 말하면, 관광이란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유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와 다른 남을 보고, 내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을 보면서 자극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이 호기심이든, 신기함이든, 경탄이든, 무엇이든. 그런 의미에서 관광자원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나 시각적인 것에 의존하지, 그것이 복원이 된 것인가, 예로부터 물려오는 원본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보존조차 잘 되고 있지 않은 수많은 문화유적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 잘만 복원하고 관리하면 충분한 관광자원이 될텐데..... 하는 생각이 수도없이 든다. 어찌보면, 난 문화유산을 보존으로서의 대상이 아니라, 단순한 상품가치를 가지는 관광자원의 입장으로만 보는 것일수도 있다. 그것은 수많은 관광객들에 의한 훼손과, 숭례문 화재사건과 같은 위험을 안을 수도 있다. 가치가 높은 문화재는 그렇다 하더라도, 전국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버려진 문화유산들 정도는 복원을 통해 새로운 유산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