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영화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이 글은 전적으로 나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말해둔다.
테이큰. 심야영화로 남자 둘과 함께 우울하게 봤던 영화이다. 영화라도 좀 흥미로웠으면 좀 더 나았을텐데, 영화마저 기대를 저버리고 우리의 넋을 뺑소니 치고 달아나버려서 우릴 굉장히 우울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이 영화를 보게 된 원인(?)은 네이버의 평점이었다. 9점대의 높은 평점에 끌려서 보았는데..... 보고 나서 다시는 네이버 평점따윈 믿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었다. 진실로 영화 알바가 존재하나 의심까지 되더라.
테이큰, 이 영화는 포스터의 홍보 글귀와 정말로 잘 맞아떨어진다. '전직 특수요원의 프로페셔널한 추격이 시작된다!' 라는 카피는, 딸을 납치한 조직원들을 하나 둘 고문하고 죽이는 '프로페셔널'함을 잘 보여준다. 아마도 전직 특수요원 아저씨, 어디 관타나모 같은데서 수감자들을 좀 조져본 사람같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 멋대로 헤집고 다니는 조지 부시네 군대처럼, 애꿎은 프랑스 파리를 지 맘대로 헤집고 다니면서 사람을 막 죽여댄다.
'상대를 잘못 골랐다! 어떠한 용서나 타협도 바라지 마라!' 라는 카피는 더욱더 영화내용을 잘 보여준다. 정말로 그 조직은 상대를 잘못 골랐다. 하필이면 미국인이라니. 게다가, 손에 달과 별의 문신이라는 - 영화 전개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 무슬림틱한 문신을 손에 하고 있으면서 미국 전직 요원을 건드리다니! 무슬림이라고 하면 우선 테러리스트로 치고 보고, 우선 조지고 보자는 미국 요원님을 건드리다니, 이건 풍자인지 아니면 진실로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한건지 감도 안잡힌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요약하면 대충 이렇게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1. 딸이 납치되었다. 분노한 아버지가 딸을 구하러 나선다.
2. 딸을 납치한 조직원을 붙잡아 딸이 어디있는지 알아낸다. 그리고 그 조직원은 죽인다.
3. 다른 조직원을 잡아서 고문해서 정보를 얻어낸다. 그리고 그 조직원도 죽인다.
4. 좀 더 고위층 조직원을 잡아서 정보를 얻어낸다. 그리고 그 조직원도 죽인다.
5. 더 더 더 더 높은 조직원을 잡아서 죽인다. 이쯤되면 그냥 다 죽인다.
6. 중간보스와 최종보스를 만나 '헐리우드틱'하게 퍽퍽 싸운 후 그들을 죽인다.
7. 딸을 구한다.
8. 파리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놓고는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유유히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평화로운 삶.
"그냥 아무생각없이 보기에 딱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도 솔직히 너무 허무하다. 아주 아주 큰 기대를 가지고 이 영화를 보면 극한 낭패감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액션이 보고 싶다면 상관 없지만 말이다. 이 영화에 내 개인적으로 점수를 주자면, 10점만점에 1점을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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