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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을 좋아하는 산돼지의 인터넷 우리.

독후감.

2008/07/10 18:17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만 해도 읽은 책은 꼬박꼬박 정리해서 써 넣었는데, 절반정도 채운 독후감용 스프링노트를 어딘가에서 잃어버리고 난 이후로는 책은 다 읽으면 덮기만 할 뿐, 글로 써서 정리하지는 않았다. 물론 아무 생각없이 읽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읽고 나서 한참동안 머리속으로 책의 내용을 되새기거나, 잠자려고 누웠을 때 읽었던 책의 내용을 다시 상기하곤 한다.

 하지만 역시 그건 그것대로 부족했는지, 이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다가 중간정도에서 읽었던 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책을 덮을까 아니면 계속 읽을까 고민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독후감은 독서감상문, 말 그대로 책을 읽고 난 후에 감상을 써 남기는 것이다. 감동적인 소설이나 비극 희극, 과학, 철학, 심지어 종교서적도 읽고 나면 무언가 남는다. 머리속에 말이다. 정리되지 못하고 뒤죽박죽인 감상이나 정보들도 글을 쓰면 나름 일목 요연하게 정리되고, 또 잘 잊어버리지 않게 된다.

 최근에 읽었던 책은 주로 화첩이나, 미술, 미학에 관련된 책들인데, 고대 그리스 아카익 미술부터 근대미술까지 아주 넓게 읽었다. 가볍게 읽으려고 마음먹긴 했지만, 읽고나서 기억나는게 많지 않다는 것은 좀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저 새삼스럽게 독후감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뿐이고, 정작 다시 독후감을 쓸 엄두가 나지 않는 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진심이 아니라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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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사람의 마음이란 지극히 간사해서, 마음속으로 무엇인가를 결심 하더라도, 그것이 절박한 일이거나, 강렬한 경험에 수반한 결심히 아니라면, 100이면 80정도는 '작심삼일'이 되어버린다. 왠만큼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조선 후기 이덕무의 이목구심서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지난번에 양주에서 돌아올 때 일이다. 말고삐를 잡고 가는 하인이 마침 금강산 근처에 있는 회양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가 물어 보았다. "너는 금강산을 본 적 있느냐?"

 그가 대답했다. "보기는 했지요. 저같이 어리석은 백성이 금강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알겠습니까마는, 처음 단발령에 올라가서 갑자기 흰 봉우리가 하늘 위로 솟아오른 것을 보니까, 속으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이제부터는 아무리 작은 일도 남을 속이지 말아야지. 그래서 혼자 맹세를 했지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단발령을 지나서 금강산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평소에 지녔던 욕심스런 마음이 깨끗이 없어지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금강산을 구경하고 다시 단발령에 오르니 남을 속이려는 못된 마음과 욕심 사나운 생각들이 도로 옛날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은 경험하고 느끼는 만큼 깨닫는 것 같다. 지식과 지혜가 다르고, 아는것과 행하는게 다르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결국 '경험해보지 못한 것'은 '알고 있는 것'으로 그치고 만다.

 나무 심는 일도 끝나고 해서 오랜만에 생긴 여유시간에 책을 뒤적거리다가, 속칭 '자기계발서'라고 불리는 책이 있길래 집어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좋은 말이군, 하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결국 이런 책을 읽어봐야 정작 실천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기계발서를 읽는 순간에는, 책의 내용에 공감하면서, 나도 뭔가 새롭게 해봐야겠다. 라는 의지에 불타다가, 정작 시간이 지나면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은정도로 식어버리는 경험을 한게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어렸을 적엔 이해를 못했지만, 요즘 들어서 '실패의 경험은 지극히 값진 것이다.' 라는 말의 의미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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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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